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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아'를 부르던 아이유는 몰랐다

 어쿠스틱 기타를 멘 16세 소녀의 등장. 나이 어린 가수는 이제 새로울 건 없지만, '예쁘장한 외모에 가창력까지 겸비한 실력파 신예'라는 소개 문구가 내심 대형 신인의 탄생을 기대케 했다. 실제로 댄스곡이 홍수를 이뤘던 지난해 9월, 발라드풍의 이별 노래 '미아'를 들고 진지하게 무대에 선 아이유의 모습은 어딘가 색달랐다. 확실히 다른 10대 가수와는 다르다는 인식을 심어줬고. 또한, 각종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자신들을 어필하는 요즘 아이돌 가수와 달리 각종 음악 프로그램엔 빠지지 않고 등장해 호소력 짙은 목소리를 들려줬다.

 하지만, 그 이상은 알지 못했다. 다소 성숙한 감정을 표현해야 했던 그의 데뷔곡 '미아'가 대중에게 크게 어필하지 못한 탓이 크다. 사랑과 이별의 감정이 어른들의 전유물은 아닐 테지만, 그것을 듣는 이들에게 노래 부르는 아이유는 아직 철부지 10대 그 이상으로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Boo'를 부르는 아이유를 만났다

 최근 무대 위에서 '유아 마이 부(Boo)~'를 외치며 입술을 불룩 내미는 소녀를 봤다. 또 다른 신인이 등장한 줄 알았는데, 바로 그 아이유란다. 변해도 너무 변했다. 파격 변신이라는 표현이 결코 과장돼 보이지 않는다. '미아' 땐 전체적으로 어두운 느낌이었는데, 이제야 제 나이를 찾은 것 같이 상큼하다. 지난 몇 개월 동안 아이유에겐 음악적 고민이 많았을 것이다. 지난달 20일, 이른 아침부터 시작된 '음악여행 라라라' 녹화를 위해 학교를 처음 결석했다는 아이유를 만났다.

 

 

 

 

 

프로필

이 름 : 아이유(IU, 이지은)

출 생 : 1993년 5월 16일

학 력 : 동덕여자고등학교 1학년 재학중

경 력 : 고유진, 원티드 등의 아티스트 음반에 코러스로 피처링 참여

특 기 : 노래 부르기, 기타 연주

데 뷔 : 미니 앨범 1집 《Lost and Found》(로스트 앤 파운드) (2008.9.23)

          정규 1집 《Growing Up》(그로잉 업) (2009.4.23)

          2009 외인구단 OST '그러는 그대는' 참여(2009.06.02)

 

 

 

 

- '음악여행 라라라'(MBC, 이하 라라라) 녹화는 잘하고 오셨어요?

아이유 : 가수 짙은 씨랑 란 언니와 같이 영화 '러브 액츄얼리' OST 'All you need is love'를 불렀는데, 그분들이 워낙 잘하셔서, 제가 굳이 잘할 필요가 없었어요. 하라는 대로만 하면 됐거든요. 또, 단독으로 '난 사랑을 아직 몰라'를 불렀는데, 문근영 언니 흉내도 조금 내면서 즐겁게 불렀어요.

 

- 아이유 씨 곡은 안 불렀나요?

아이유 : 네, 그 두 곡만 불렀어요.

 

- 다른 음악 프로그램과 달리 '라라라'는 뮤지션 마음에 들 떄까지 녹음할 수 있잖아요.

아이유 : 네, 정말 출연하고 싶었던 프로그램이에요. 그런 프로그램이 '우리나라에도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던 차에 그게 생긴 거죠. 외국 영상을 보면, 간혹 가수들이 '라라라'처럼 관객 없는 스튜디오에서 기타 치면서 자신의 음악에 몰두해 있잖아요. 물론 무대 위에서 부르는 것도 좋지만, 딱 음악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한 게 부럽더라고요. 음향은 말할 것도 없이 좋을 거고요. 프로그램을 몇 번 봤었는데, 분위기가 조금 무겁다고나 할까? 주로 연령대 높은 가수 분들이 출연하셔서 속으로 '내가 나가긴 어렵겠구나' 생각했는데, 이번에 'OST' 특집으로 운 좋게 출연하게 됐어요.

 

- 오늘 컨디션은 어땠나요?

아이유 : 긴장은 많이 안 했어요. 음악 자체도 그렇게 어렵지 않았고요. 또, 밴드 분들이 소위 말하는 'A급' 세션들이라 제가 '이렇게 불러야지'라고 생각할 것도 없이 이끌어주시는 대로 분위기에 맞춰 즐겁게 부르기만 하면 됐거든요. 노래는 두 번 정도 불렀는데, 밴드 분들이 '이 정도면 됐다' 하셔서 '네, 감사합니다' 하고 나왔죠. 하하하.

 

- 평소에는 어떤가요? 컨디션의 영향을 많이 받는 편인가요?

아이유 : 무대에서는 전혀 안 받아요. 무대 위에만 올라가면 그전에 아무리 기분이 안 좋았어도 다 잊어버리는 편이에요. 긴장감이 섞여서 그런 생각을 아예 못하는 것 같아요. 차마 제 감정 따위엔 신경을 못 쓰는 거죠. 하지만, 무대에 올라가기 직전까지는 되게 예민해요. 겉으로 잘 드러내진 않지만, 스타일리스트 언니들이 제 화장을 고쳐주거나, 머리 고정한다고 스프레이를 뿌리면 - 성대가 약해서 영향을 많이 받거든요- 이 시간에 목을 풀어야 하는데, 하고 스트레스를 받아요. 그래서 혼자 꽁해 있죠. 요즘엔 그래도 덜한 편이에요. 데뷔 초에는 그런 거에 일일이 영향을 받았어요.

 

- 한마디로 '무대체질'이라는 거죠?

아이유 : 아, 그건… 그건 또… 그런 건가요? 하하하.

 

- 어린 나이라고는 믿기 어려울 정도로 호소력 짙은 가창력을 자랑하고 있어요. 또, 인터넷상에서 MR 동영상이 화제였을 당시 '최대 수혜자'로 꼽히기도 했고요. 원래부터 노래를 잘 불렀나요?

아이유 : 어떤 사람이 노래를 잘 부르냐 못 부르냐의 평가 기준은 듣는 사람에 따라 다른 것 같아요. 저마다 듣는 귀가 다르니까요. 저는 그 MR 동영상을 20번 정도 보려고 시도했는데, 결국 한 번도 못 봤어요. 못 들어주겠더라고요.

 

- 원래 자기 목소리는 조금 어색하잖아요.

아이유 : 그렇기도 하지만, 그런 걸 다 떠나서 너무 못 부르더라고요. (저와 관련한) 다른 동영상은 잘 보는 편인데, 그 동영상만은 못 들어주겠더라고요. 댓글을 먼저 봤었는데, 반응이 괜찮아서 '잘했나 보다' 하고 들었는데, 진짜 5초도 안 듣고 '헉'하고 껐어요. 하하하. 제 주위 사람들은 평소 모니터링도 많이 해주시고 저에 대해 잘 아니까. '너 이날 못 불렀는데, 사람들이 왜 잘했다고 그러는지 모르겠다'고 하세요. 하지만, 대중 분들은 제가 어리니까 한없이 관대하게 봐주시는 것 같아요.

 

- 또래 가수들과 비교했을 때 상대적으로 잘부른다고 평가하는 것 같아요.

아이유 : 한창 댄스 열풍이 불때, 나이도 어린 애가 혼자 발라드를 부르고 있으니까, 신기하기도 하고 불쌍하기도 해서. 관대하게 봐주신 것 같아요.

 

- 언제부터 노래로 주변 사람들의 주목을 받았나요? (디시이용자 '로', '캘로그.', '아이유~'님)

아이유 : 어릴 때부터 노래 부르는 거 되게 좋아해서 부모님이 노래 좀 그만 부르라고 할 정도였어요. 또, 그때는 지금보다 더 목소리도 컸거든요. 막 집 안을 휘젓고 다니면서 노래를 하니까 엄마가 별로 좋아하지 않았어요. 심지어 그때는 노래를 못 불렀고, 가수가 되겠다는 생각도 없었고요. 중학교에 들어가서 친구들과 어울려 노래방을 다니다가, 노래 부르는 게 좋다기보다 노래를 잘 부르고 싶다는 욕심이 생겨서 연습하게 됐어요. 그러다가 우연히 중학교 1학년 때 학교 축제에 서게 됐죠. 체육시간이었는데, 까불까불 하다가 선생님께 혼이 나서 벌로 노래를 부르게 됐어요. 하지만, 저는 그런 거 되게 재미있어하거든요. 노래를 다 불렀는데, 선생님이 수업 끝나고 체육부실로 오라는 거예요. 속으로 '노래 부르지 말 걸' 하고 걱정했는데, 체육 선생님 다섯 분 앞에서 또 노래를 시키시더라고요. 이번엔 다른 곡을 불렀죠. 그랬더니 선생님은 '지금 혼내는 건데 기도 안 죽고 노래를 하느냐?'고 기가 차 하셨어요. 지금은 낯을 많이 가리는 편인데, 그때는 제가 능글능글 맞았거든요. '선생님이 시키셔서요'라고 웃으며 말했죠. 선생님들 앞에서는 되게 능구렁이처럼 굴었어요. 그랬더니 대뜸 '너 그러면 체육대회 나가서 노래해라'라고 하시는 거예요. 원래 체육대회에 노래를 부르는 건 없었는데, 선생님이 개막식에 만들어 주시더라고요.

 

- 아이유 씨를 위해서요?

아이유 : 저를 위해서라기보다 놀리려고 만들어 주신 거예요. 선배들 사이에서 '왜 쟤만 시켜주느냐? 나도 시켜달라'는 항의도 나오고 그랬었죠. 하지만, 저는 또 무대 위에서 되게 재미있게 놀다 내려왔어요. 그랬더니 선생님이 이번엔 '너 가수나 해라'라고 하셔서 그 뒤로 진짜 '가수나 해볼까?'하고 진지하게 고민을 하게 됐죠. 또, 무대 위에서 노래를 부르니까 가슴이 막 뛰는데, 떨려서 그런 게 아니라, 아주 신나고 흥분돼서….

 

- 그때 처음 무대에서의 희열을 느꼈던 거군요.

아이유 : 네, 가수가 돼야겠다고 생각한 뒤로 노래 연습도 진지하게 하고, 오디션도 보러 다니고 그랬어요. 중학교 2학년 때 지금 회사에 들어왔는데, 그전에는 오디션도 되게 많이 봤는데, 다 떨어졌어요.

 

- 그러게요. JYP 오디션에서 15번이나 떨어졌다고 들었어요.

아이유 : 15번도 넘는 것 같아요. 한 15~20번 정도 봤는데, 최근에 누가 그 영상을 찾아서 인터넷에 올리셨더라고요. 진짜 속상했어요.

 

 

 

- 만약 또 떨어졌어도 다시 도전했을까요? 지금 소속사 오디션은 어떤 각오로 임했나요? (디시이용자 '퓨어걸'님)

아이유 : 뭔가 악에 받쳐서 '가수 해야지' 이게 아니라, 그냥 오디션 보러 다니는 것 자체를 즐겼던 것 같아요. 사람들 앞에서 노래 부르는 게 재미있는 거예요. 친구들 앞에서 부르면 되지만, '노래해, 노래해'라고 요청해서 노래하는 것보다 시큰둥하게 있는 사람들 앞에서 노래하는 게 더 재미있었어요. 그러다가 심사위원들이 한 마디씩 던져 주는 게 막 심장이 두근거리고 재미있어서 그걸 즐기느라 열심히 오디션을 보러 다녔죠. 저 약간 변태인가봐요. 하하하. 아마 떨어졌어도 계속 보러 다녔을 거예요. 요즘에도 가끔 오디션 보고 싶어질 때가 있어요. 전 되게 어려운 분들 앞에서 노래 부르는 게 좋아요.

 

- 기억에 남는 질문은 없었나요?

아이유 : 심사위원들이 질문은 거의 안 하세요. 정말 마음에 들지 않는 이상, 그냥 노래만 듣고 나가라고 하셔요, 제 노래도 마음에 안 들었나봐요. 항상 노래만 부르고 나왔거든요.

 

- 보통 오디션에서 노래 외 다른 특기도 보여주나요?

아이유 : 그런 경우는 되게 드물어요. 심사위원들이 특기를 시켜보는 건 정말 드물고요. 만약 준비해왔다고 적극적으로 어필을 하면, '해보세요'라고 시키긴 하는데, 저는 그 당시 특기라고 할 만한 것이 없었고, 노래 한 곡만 성심성의껏 준비해가서 15초 정도 부르고 나왔어요. 하하하.

 

- 당시 같이 오디션을 봤던 참가자 중에 현재 가요계 데뷔한 사람이 있나요?

아이유 : 이건 처음 얘기하는 건데요. JYP 오디션을 봤을 때 제 바로 뒷번호가 '카라'의 구하라 언니였어요. 그때 구하라 언니는 붙고 저는 떨어졌죠. JYP에 있다가 DSP로 가셨던 거겠지만, 그때 처음 구하라 언니를 봤는데 되게 예뻤어요. 저는 심사위원들이 학생처럼 단정하게 하고 가야 좋아한다고 해서, 화장도 안 하고 갔어요. 그때가 방학이었는데, 파마한 부스스한 머리에 초록색 후줄근한 티 입고, 친구가 빌려준 십자가 목걸이 - 이거 하고 가면 붙을 거라고 해서 - 하고 갔는데, 구하라 언니는 되게 예쁘게 하고 온 거예요. 워낙에 얼굴도 작고 몸도 마르고 키도 크고 날씬해서 더 그렇게 보였겠지만, 머리도 긴 생머리에 옷도 깔끔하게 입고 와서 '저 사람은 진짜 연예인 같다'고 생각했었는데, 나중에 보니까 정말 붙었더라고요. 그리고 몇 년 있다가 보니까 '카라'로 데뷔를 했더라고요. 하하하. 저는 순간 기억력이 좋아서 한번 본 사람 얼굴은 잘 안 잊어버리거든요. '그때 그 사람이다' 하고 놀랐어요. 더 예뻐졌더라고요.

 

- 데뷔해서 다시 만났겠어요.

아이유 : 그냥 음악방송에서 몇 번 인사한 정도에요. 그분은 절 기억 못 하시죠. 저는 언니가 워낙 예쁘셔서 기억한 거지, 그 당시 저는 굉장히 평범한 아이였어요.

 

- 그 뒤로 아이유 씨 오디션 복장도 조금 달라졌나요?

아이유 : 그런 생각은 안 들더라고요. 그렇게 꾸미고 갈 필요가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어서요. 제가 타고나게 예쁜 얼굴도 아니고, 꾸민다고 더 예뻐질 것 같지도 않고요. 어른들이 봤을 때 중학생이 꾸미는 데는 한계가 있잖아요. 꾸며봤자 애 처럼 보일 거고, 웃길 것 같고요. 전 꾸미는 데 소질도 없어서 노래 부르기 제일 편한 복장으로. 거의 교복을 입고 많이 다녔던 것 같아요.

 

- 노래로 승부하겠다는 각오인가요?

아이유 : 그런 생각도 없었고요. 그냥 오디션 자체가 재미있었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웃긴 게 막상 여기서(로엔엔터테인먼트) 오디션 붙었다고 연락 왔을 때보다 오디션 보러 가는 게 더 재미있고, 즐거웠어요.

 

- 부모님이 집에서 노래하는 걸 싫어하셨다고 했는데, 가수 데뷔를 한다고 했을 때 어떤 반응이셨나요? (디시이용자 '아이유부초밥'님)

아이유 : 적극적으로 밀어주신 건 아니었는데요. 아마 제가 가수가 된 결정적인 이유는 엄마에게 있을 거에요. 특히, 엄마가 노래하는 거 별로 안 좋아하셨거든요. 아빠랑 주로 노래방에 갔는데, 엄마도 가끔 따라왔어요. 제가 막 노래를 부르면, 엄마는 '솔직히 노래 잘하는 건 아니다. 그냥 음만 맞추는 거지, 그러니 노래하지 마라' 라고 하셨어요. - 엄마도 노래 되게 못 하면서 - 어린 마음에 그게 자극이 된 거예요. 그때부터 노래 연습을 많이 했던 것 같아요. - 주로 노래방에서 연습을 많이 하셨네요. 아이유 : 네, 주로 노래방에서 했어요. 하하하.

 

- 당시 어떤 노래를 주로 불렀나요?

아이유 : 제가 거미 언니를 되게 좋아해서요. 거미 선배님 노래를 많이 불렀어요. 오디션 보러 다닐 때도 대부분 거미 언니 노래를 부르고 다녔고, 여기 오디션 보러 왔을 때도 거미 언니 노래를 불렀는데, 마침 언니가 여기 분들이랑 친하셔서 제 오디션을 봐주셨죠. 언니가 회사 분들에게 좋게 말씀해주셔서 제가 붙었다고 들었어요.

 

- 거미 씨가 뭐라고 했는데요?

아이유 : 제가 '보고싶다'를 거미 언니 버전으로 불렀는데, 딱 한 소절 듣고 "그거 왜 해요"라고 부끄러워하시면서 얼굴 빨개지시더라고요. 그전까지 언니에게서 연예인이라는 어떤 벽을 느꼈는데, 인간적인 모습을 보고 언니를 더 좋아하게 됐어요. 그 모습조차 멋있는 거예요. 그 자리에서 직접적인 코멘트는 듣지 못했지만, 이후 언니가 회사 분들에게 '저 친구 목소리 괜찮다' 뭐 이런식으로 말씀해 주셨다고 들었어요.

 

- 거미 씨 노래로 오디션을 봤다고 했는데, 아이유 씨 곡 '미아'로 오디션을 보는 사람도 있더라고요. 기분이 어떠세요?

아이유 : 진짜요? 저는 오디션 영상은 아니고, 제 노래를 부른 UCC 영상을 몇 번 봤는데, 뭔가 재미있더라고요. '사람들이 내 노래를 UCC로 올리네' 이런 생각이요?

 

- '아직 날 따라올 자는 없다?' 이런 생각이 들던가요? (웃음)

아이유 : 아니, 그런 것보다. 하하하.

 

- 사실 가수인 나보다 잘 부르면, 그렇잖아요.

아이유 : 진짜 그런 분들도 계셨어요. 저보다 잘 부르는 분들이 계시더라고요.

 

- 목소리가 고등학생답지 않게 성숙하다는 얘기 많이 듣지 않나요?

아이유 : '미아'로 활동할 때는 그런 소리 자주 들었어요. 노래만 들으면 20대 중반 정도로 느껴진다 하더라고요. 아무래도 '미아'가 슬픈곡이다 보니까 더 그렇게 느끼시는 것 같아요. 그렇지만, 요즘 활동하는 'Boo'는 정말 딱 제 나이다운 노래잖아요 그래서 그런지 요새는 그런 소리를 잘 안 들어요.

 

- 현재 아이유 씨 노래 스타일에 가장 큰 영향을 준 사람은 누구인가요? 일종의 '롤모델'이라고 볼 수 있겠네요. (디시이용자 '친절한수연씨', 'General', '로', '아이유부초밥' '적', 'ㅇㅇ'님)

아이유 : 글쎄요 너무 많은 분이 계셔서요. 처음에는 거미 선배님과 'god' 선배님들을 보고 가수의 꿈을 키웠으니까, 그분들이라고 할 수 있겠고, 캐나다 출신 가수 타미아(Tamia)를 보면서 노래 욕심이 많이 생겼으니, 타미아라고도 할 수 있겠네요. 요새는 이문세 선배님이나 이은미 선배님 같은 대선배님들 노래를 자주 듣다 보니까 - 테크닉보다 중요한 게 감정이라는 생각이 들어서요- 그분들을 보면서 저렇게 되고 싶다는 생각을 자주 하니까, 그분들이라고 할 수도 있겠네요.

 

 

 

- 현재 동덕여자고등학교에 재학 중인데, 학교생활은 어떻게 하고 있나요? (디시이용자 'General', '친절한수연씨', '차차aa', '천사†', '카밀리아'님)

아이유 : 제가 되게 낯을 많이 가리는 편인데요. 누군가와 쉽게 친해지지 못해요. 하지만, 친한 사람들이랑은 되게 친하게 지내서 저에 대한 평가가 사람마다 달라요. 어떤 분들은 저를 조용한 애라고 생각하시지만, 친한 친구들 사이에서는 거의 제가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편이거든요. 목소리도 제일 크고요. 저 자신도 제 모습이 뭔지 모를 정도로, 상황에 따라 솔직하게 반응하게 되더라고요. 하지만, 어떤 분들은 그런 제 모습을 가식적으로 보세요. 하하하. 처음 학교에 갔을 때도 걱정을 많이 했어요. 제가 잘 친해지지 못하는 성격이라서. 또, 갑자기 이사하는 바람에 전에 다니던 중학교에서 혼자 동덕여고로 배정됐거든요. 진짜 힘들 거라 생각했는데, 친구들이 먼저 다가와 주는 거예요. 제가 음악 프로그램 빼고 다른 방송 출연은 거의 안 했거든요. 그래서 친구들이 저에 대해 선입견을 품을 게 없더라고요. 그냥 딱 무대 위에서 보이는 모습 하나로 '쟤는 좋다, 나쁘다' 이런 걸 판단할 것도 없이 '아이유가 우리 반이구나' 이렇게 간단하게 생각하는 것 같아요. 또, 여고라서 그런지 남자애들처럼 허물없이 대해요. 체육시간에 옷도 같이 갈아입고. 장난도 치고, 때리고….

 

- 잘못 때렸다가, 인터넷에 '아이유가 나 때렸다'라고 올라오면 큰일나죠.

아이유 : '아이유 폭행' 하하하. 반 친구들이 저를 원래 알던 사이처럼 대해줘서 편하게 지내고 있어요. 그런데 다른 반 친구들이나 선배들 앞에서는 약간 조심스러워요. 그게 이미지 관리나 가식이 아니라, 저로서는 그게 제일 솔직한 모습이에요. 몇몇 친구들은 저를 그렇게 오해하기도 하지만, 아직은 호의적이에요. 선생님들은 '힘들지 않니?'라고 물어 주시고, 친구들이나 선배들도 시험 전날에 초콜릿 등을 가져와서 '이거 먹고, 시험이라도 잘 봐야지'라고 응원해 줘요. 저는 학교도 안 빠지거든요. 동덕여고가 워낙 뼈대가 있는 학교라, 되게 그런 거에 민감하더라고요. 선생님과 약속한 것도 있고 해서, 스케줄 있는 날은 조퇴하는 걸로 하고, 최대한 학교는 안 빠지고 있어요. 하지만, 오늘은 빠졌어요. '라라라' 녹화가 9시부터 있었는데, 아침 6시부터 가야 했거든요. 오늘 말고는 한 번도 빠진 적이 없어요. 친구들도 그런 저를 조금 신기해하더라고요. '그래도 쟤가 학교 열심히 다니려고 하는 구나' 라고 생각해서 그런지, 호의적이고….

 

- 숙제도 빌려주고.

아이유 : 네, 필기도 대신 해주고 그래요.

 

- 친구들이 다른 연예인 사인 받아달라고 부탁하진 않나요?

아이유 : 그래서 거절하고 있어요. 막 데뷔했던 중학교 때는 친구들의 그런 부탁이 처음이라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했었는데, 제가 가서 사인 부탁할 철면피도 아니고. 지금은 '미안한데, 내가 먼저 친해지고 나서 받아주겠다' '나도 받고 싶은데, 못 받고 있다'는 식으로 거절하고 있어요. 조금 친해진 거미 언니나 하동균 오빠 사인이라면 받아다 주겠는데, '2PM', '빅뱅', '원더걸스' 사인을 부탁하니, 저도 난감하더라고요.

 

- 거미 씨 외에 활동하면서 친해진 연예인이 있다면 소개해 주세요. (디시이용자 'General', 'ㅎㅍ', 'ㅇㅇ', '꽃지은찬양', '자라다', '하라자라'님)

아이유 : 아직 그런 분들은 없어요. 일단 방송국에 가면 제가 거의 막내다 보니까 다들 잘해주시긴 하는데, 저도 아직 연예인 언니 오빠들 보면 많이 신기하고 그래서 정작 평소 좋아하는 분들 만나도 말도 못 붙이고. 그래서 항상 인사만 하고 뒤에서 혼자 좋아하고 그래요.

 

- 주로 어떤 분들이 신기하던가요?

아이유 : 거의 다 예쁘고, 멋있고, 신기하죠. 하지만, 제일 신기한 분들은 조금 나이 있으신 분들? 오늘 '라라라' 진행자인 김창완 선배님도 그렇고, 과거 '윤도현의 러브레터' 출연 때 만난 윤도현 선배님이라든지, '뜨거운 감자'의 김C 선배님, '언니네 이발관' 이런 분들이 너무 멋있는 거예요.

 

- 평소 인디 음악 많이 들으세요?

아이유 : 네, 인디 음악 많이 들어요. 제가 워낙 잔잔한 음악을 좋아해서요. 지금 부르는 곡은 비록 댄스곡이지만, 예전부터 잔잔하고 어쿠스틱한 음악을 많이 좋아했어요. 그런데 그런 음악을 하시는 분들을 실제로 만나보니까, 뭔가 꾸미지 않았는데도 옷 차림세 등에서 뮤지션의 포스가 느껴져서 신기한 거예요. 요즘 멋진 분들이 많지만, 그분들은 다른 연예인과 다른 매력, 포스가 느껴져요. 오늘도 '라라라' 녹화에서 김창완 선배님을 만났는데 정말 멋있어 보이는 거예요. 전에 김창완 선배님이 진행하는 라디오에서 뵀을 때도 멋있다고 생각했었는데, 오늘은 토크도 안 하고 쳐다보고 있으니까 선배님이 '아이유 씨는 왜 나를 이렇게 뚫어지게 쳐다봐요?'라고 물으셔서 깜짝 놀랐어요. 카메라가 돌고 있었는데, 어떻게 말해야 좋을지 몰라 '아니, 아니, 신기해서요' 라고만 답하고 얼굴이 새빨개졌어요. 하하하. 선배님도 그냥 웃어 주시고 마셨는데, 전 정말 자기만의 음악을 하는 분들이 신기해요. '나도 저 나이가 돼서 저런 멋을 가질 수 있을까?'라는 생각도 들고요.

 

- 지금은 'Boo'라는 발랄한 느낌의 곡을 부르고 있지만, 처음엔 잔잔한 '미아'라는 곡을 들고 나왔어요. 당시 대중적으로 어필을 하지 못했는데, 속상했을 것 같아요.

아이유 : 그렇지만은 않아요. 처음부터 '뜨겠다' 라는 생각은 아예 버리고 데뷔했거든요. 회사 분들도 그렇게 말씀을 해주셨고요. 시기적으로도 정말 홍수였어요. 가요계 홍수. 비, 원더걸스, 빅뱅, 보아, 샤이니, 소녀시대 심지어 서태지 선배님까지 나오시고. 진짜 다 나오셨어요. 그래서 마음을 비우고 시작하자고 했죠. 하지만, 속상할 뻔도 했어요. 어떤 가수들이나 마찬가지겠지만, 조금 과장을 해서 말하자면, 자기가 데뷔를 하면 정말 세상이 뒤집어 질 줄 알거든요. 누구든지. 아무리 욕심이 없는 사람이라 해도. 그렇게 믿고 연습을 해왔기 때문에, 그 마음은 어쩔 수 없는 거예요. 그래서 처음에는 '아직 많이 부족한가?'라고 좌절할 뻔했다가, 그럴 필요가 없겠더라고요. 아직 저는 16살밖에 안 됐고, 다른 가수 지망생 친구들 심지어 저보다 더 나이가 많은 사람들도 아직 연습생인데, 저는 그들보다 많이는 한 7년 정도를 앞선 거잖아요. 그래서 저한테는 아직 7년이라는 세월의 여유가 있는 거예요. 7년 동안 되게 느긋하게 준비를 해서 그때 가서 떠도 되게 빨리 뜬 거란 말이죠. 그분들은 그때 시작을 하시기 때문에. 저는 일찍 데뷔할 수 있었던 게 행운이라고 생각해요. 남들보다 먼저 경험하고 먼저 부딪히고 그만큼 많이 깨지기도 하겠지만, 더 많이 생각할 수 있고, 더 먼저 배우는 게 있어서. 빨리 데뷔한 게 저한테는 앞으로도 도움이 많이 될 것 같아요. 아직 데뷔한 지 1년밖에 안 지났지만, 그때도 행복하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작은 무대라도. 제가 하고 싶은 곡을 연주할 기회가 많아서 그걸 하다 보면 자신이 행운아라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되죠. 그때 한창 음악공부에 대한 열의를 태우며 작곡도 해보고 그랬어요.

 

- 작곡 실력은 아직 내세울 정도는 아닌가요? (디시이용자 '지은만바라봐', '비싼김소은', 퓨어걸'님)

아이유 : 되게 미흡하죠, 그냥 딱 제 생각만 표현해 놓은 거라, 아마 다른 분들이 들었을 때는 이해 못 하실 거예요. 저는 되게 우울한 심정을 표현했는데, 그걸 듣고 달콤하다고 말해 주신 분들도 계시거든요. 제 마음을 음악으로 표현했을 때 그걸 대중이 들어서 공감해야 제대로된 노래지, 그렇지 않으면 정말 아무것도 아닌 게 되잖아요. 코드나 이런 것도 정말 부끄러울 정도로 미흡해서 아직 보여드릴 단계는 아닌 것 같고요. 차곡차곡 제 것을 만들다 보면 언젠가 사람들도 느끼는 제 곡이 나오겠죠. 요즘에도 잠깐 짬날 때마다 기타 치면서 가사도 써보고 그래요. 제가 매일 일기를 쓰거든요. 일기 쓰다가 '이 단어 좋은데?' 하는 게 있으면 따로 적어놓기도 해요.

 

- 일기를 손으로 직접 쓰나요?

아이유 : 네, 제가 일기 쓰는 거 되게 좋아해요. 하루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시간이. 일기 쓰는 한 시간이에요. 저는 일기를 한 시간 동안 써요. 하하하. 다이어리에 스티커 붙이고 꾸미느라 조금 오래 걸리죠.

 

- 그런 소녀적인 감성도 있다니, 의외네요. (웃음)

아이유 : 그러니까요. 저보고 선머슴, 왈가닥이라고 말하는 분들도 계신데, 저는 정말 성격이 '모 아니면 도'여서, 여성스럽다고 하는 분들도 계세요. 하하하. 하지만, 그 시간 만큼은 소녀로 돌아가죠.

 

 

 

 

- 다시 음악 얘기로 돌아가서요. 어린 가수가 '미아'라는 곡을 표현하기에 다소 성숙하고 무거웠다는 지적이 있어요.

아이유 : 부족했죠. 당시 이런 질문 되게 많이 받았었는데, 그때는 제가 이렇게 생각했어요. 사랑이라는 감정과 이별하는 감정에 대해 누가 얼마만큼의 기준치를 정해 놓은 게 아니잖아요. 그래서 딱 제가 느끼는 만큼만 표현하고, 저만 진짜라고 생각하면 될 거로 생각했어요. 적어도 저 나름대로는 되게 진실하게 불렀거든요. 하지만, 중학교 3학년짜리가 부르는 이별노래에 공감할 사람들이 몇이나 되겠어요.

 

- 나이에 대한 선입견 때문에 속상했겠어요.

아이유 : 네, 색안경부터 끼는 분들이 있었고요. 그런 거에 조금 상처를 받았어요. 저는 아무 문제 없다고 생각하고 시작했는데, 다른 분들이 문제가 있다고 얘기하니까. 저는 심지어 그때까지도 아무 문제 없다고 생각했는데, 계속 주위에서 '그건 좀 아니지 않아?' 이렇게 얘기 하니까, 점점 자신감도 없어지고. 언제부턴가 '미아'를 부르고 있으면 자신도 우스워지는 것 같고…. 갈피를 못 잡았어요.

 

- '미아'를 부르면서 마음도 미아가 됐나요? (웃음)

아이유 : 하하하. 지금 생각해 보면, 그때 그분들 말씀이 맞았던 것 같아요. 하지만, 저는 20살이 되기 전, 언젠가 또 이별 노래를 부를 거거든요. 사랑 노래도 부를 거고요. 사실 사랑 얘기 빼고는 노래할 게 별로 없잖아요. 자기가 직접 작사, 작곡을 하지 않는 이상은요. '미아'처럼 어둡고 무거운 노래는 제가 정말 그것을 느낄 수 있을 때까지 자제하더라도. 잔잔한 이별 노래라든지, 슬픈 노래 정도는 부를 수 있을 거로 생각해요. 다음 앨범에 또다시 발라드곡을 들고 나올 생각도 하고 있어요. 제가 원래 연습했던 노래들이 댄스곡보다는 발라드곡, 슬픈 노래였기 때문에. 또, 저도 어느 정도 진실을 가지고 노래를 불렀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 정도는 문제없을 것 같아요. 다만, 아이유가 16, 17살이라는 선입견만 없었으면 좋겠어요. 그냥 '아이유란 가수가 나와서 아픈 이별 노래를 부르고 있구나' 그렇게만 생각하고 공감해 주셨으면 좋겠어요. 그 노래를 얼마나 표현하느냐는 저한테 달린 문제지만, 먼저 나이에 대한 선입견을 품진 말아주셨으면 좋겠어요.

 

- 팬들은 아이유 씨를 어떤 콘셉트를 갖고 기획사가 만들어낸 '아이돌 가수'로 봐야 할지, 악기를 연주하면서 노래하는 '뮤지션'으로 봐야 할지, 혼란스러워 하는 것 같더라고요. 본인은 대중에 어떤 모습으로 보이고 싶은가요?

아이유 : 저는 되게 솔직하고 싶거든요. 어떤 무대에서든, 인터뷰를 할 때건. 미니앨범 활동을 할 때는 인터뷰 질문을 미리 받아다 답을 써서 외우고 그랬는데, 요즘엔 그냥 생각나는 대로 말해요. 그래서 간혹 매니저 분들이나 회사 분들이 '그 얘기는 하지 말지'라고 할 때도 있어요. 하지만, 저는 최대한 솔직한 모습을 보여 드리고 싶어요. 제가 못 하는 걸 잘한다고 얘기하고 싶지 않고, 그렇게 언론에서 부풀려지는 것도 싫고요. 저에 대해 조금의 플러스나 마이너스도 없이, 있는 그대로의 저만 봐주셨으면 좋겠어요.무대에서 보이는 그 순간만큼은 진짜 저라고 믿어주셔도 괜찮아요. 아이유는 이런 아이라고 생각하지 마시고. 제가 'Boo'를 들고 나오면 'Boo'를 부르는 아이유, '미아'를 들고 나왔으면 '미아'를 부르는 아이유라고 생각해 주시면 좋겠어요. 저 자신도 어떤 이미지를 딱히 정해놓고 가지 않아도 될 것 같아요. 예전에는 나만의 색깔, 이런 걸 가지고 싶었는데, 지금은 어떤 느낌보다는 그 노래를 어떻게 완벽하게 표현할 수 있을지가 더 고민이 돼요. 제가 어떤 곡을 완벽하게 표현하면, 사람들은 '쟤는 저런 걸 잘하는 구나'라고 생각하게 되고, 제가 또 다른 곡을 완벽하게 표현하면 '쟨 저런 것도 잘하는 구나'라고 자연스럽게 받아들이실 거 아니에요. 제가 처음부터 어떤 콘셉트를 내세우기보다, 매 순간 노력하는 모습으로 저를 표현하고 싶어요.

 

- 지금은 음악 프로그램 중심으로 방송 활동을 하고 있지만, 쇼오락 프로그램에도 종종 출연하실 거잖아요. 그에 따라 설정된 이미지를 표현해야 될 때도 있을 텐데, 그런 것에 대해서는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나요?

아이유 : 그것도 제 모습인 것 같아요. 거짓말을 할 수는 있는데요. 저 자신을 꾸미는 건 못하겠더라고요. 회사에서나 주변 사람들이 'Boo'가 귀여운 곡이니까 '귀여운 이미지로 나가라'고 조언해 주시는데, 제가 어제까지는 되게 조용하게 있다가 오늘 갑자기 카메라 앞에서 웃고, 귀여운 표정을 짓고 그러질 못해요.

 

- 사진 찍을 때 보니까 잘 하시던데요. (웃음)

아이유 : 하하하. 그건 한 컷만 찍으면 되니까 카메라 앞에서 웃을 수 있는 거고요. 제 웃음, 동작 하나하나까지 다 연기할 수 없다는 거예요. 미니앨범 때 다른 프로그램을 자제했던 이유 중 하나가 혹시나 그런 연출된 이미지에 맞춰 계속 연기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이었어요. 그건 아직도 그래요. 그래서 라디오 프로그램을 나가도 편안하게 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또, 요즘엔 억지로 이미지를 만드는 것 같지도 않고요. 예능에서도 리얼을 추구하고요.

 

- 예능의 트렌드까지 파악하고 계시네요.

아이유 : 워낙 저도 그런 걸 좋아하다 보니까…. 막상 예능 같은 데 나가면 말도 잘 못해요. 이렇게 제 얘기를 진지하게 들어주는 사람이 있으면, 신이 나서 말을 하는데, 예능이 저만을 위한 자리도 아니고, 친구들과 얘기하듯 대화를 자연스럽게 주고받아야 하는데, 저는 어색해서 그게 잘 안 되는 거예요. 그냥 다른 사람 얘기하는 거 듣고, 웃고 끝나버리더라고요. 예능에 나가려면 아직 공부를 더 해야 할 것 같아요.

 

- 솔로 활동이 부담스럽진 않은가요? (디시이용자 '아이유부초밥'님)

아이유 : 저도 그룹으로 데뷔하고 싶었어요. 사실 요즘에도 무대 위에서 팀끼리 호흡 맞추는 거 보면 많이 부러워요. 그래도 솔로 나름의 장점이 있어요. 처음에는 '내가 과연 3분 동안 무대를 이끌어갈 수 있을까?' 하고 걱정을 많이 했는데, 회사 분들이나 주변 분들이 많이 격려해 주셔서, 지금은 자신감이 생겼어요.

 

 

 

- 자신감 만큼이나 요즘 'Boo'의 인기도 상승하고 있어요. 자신이 유명해졌다고 실감할 때는 언제인가요? (디시이용자 '아이유빠도링', '그냥김소은', '천사†', 'Chobo@'님)

아이유 : 사실 실감을 잘 못해요. 제가 막 돌아다니는 성격이 아니라서, 길에서 저를 알아보는 분을 만나기 어렵거든요. 그냥 학교에서 조금 느낄 수 있는데, 예전보다 찾아오는 친구, 선배들이 많아졌어요. 사인 요청도 많아졌고요. 처음엔 갑자기 확 늘어서 좀 당황했는데, 하다 보니까 몰랐던 친구들, 선배들이랑 얘기도 해보고. 또, 응원도 받으니까 한편으로는 힘도 되고 좋은 것 같아요. 절 아는 사람이 많아지니까 제 편이 늘어난 느낌이랄까요?

 

- 타이틀곡 'Boo'가 담긴 이번 정규 1집 앨범 'Growing up' 중 가장 애착이 가는 노래는 무엇인가요? (디시이용자 '부산우유', '꽃지은찬양'님)

아이유 : 4번 트랙에 'a dreamer' 라는 곡이 있는데요. 사실 제가 녹음하기 전에 다른 분이 가녹음 해놓으신 걸 먼저 들었어요. 처음 듣고는 '와~ 이 노래 정말 좋다'라고 생각했는데, 제가 부르니까 그 느낌이 많이 죽었더라고요. 실력의 한계를 느꼈다고나 할까요? 그래서 이 곡을 들으면, 생각도 많아지고 '왜 이것밖에 못 할까' 이런 생각을 정말 많이 했어요. 그러다 보니 미운정이 든 거예요. 요즘은 이 노래를 자주 들어요. 나중에 기회가 되면 꼭 지금보다 훨씬 나아진 실력으로 재도전하고 싶어요.

 

- 보통 미니 앨범 등 싱글 위주로 내는 추세인데, 16곡 빼곡히 담긴 앨범을 낸 이유는 무엇인가요?

아이유 : 그냥 주변에서 저를 많이 믿어주시기 때문이 아닐까요? 사실 주변에서 저를 굉장히 믿어주세요. 아직 실력은 많이 부족하지만, 덕분에 자신감이 생겨서 못 하는 것도 잘하게 되는 것 같아요. 점점 욕심도 생기고요. 이번 앨범은 지난 미니 앨범 때보다 분위기 면에서 볼 때는 많이 가볍고 밝아졌어요. 곡 수가 많아지다 보니까 이것저것 많이 도전해 볼 수 있잖아요. 그래서 밝은 노래도 많이 들어 갈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아무튼, 앨범 재킷에서부터 밝고 예쁜 모습을 많이 담으려고 했고요. 정말 여고생다운, 제 나이다운 느낌을 드리고 싶었어요.

 

- 일찍 데뷔한 것이 '행운'이라고 하셨는데, 그래도 힘든 점도 있을 것 같아요. (디시이용자 '김 너굴', '카밀리아', '차차aa'님)

아이유 : 아무래도 요즘은 체력이 많이 달리는 걸 느껴요. 행사철이라 그런지 갑자기 스케줄이 늘어났거든요. 그래서 기분이 좋긴 하지만, 학교에 가려면 아침 6시에 일어나야 하는데, 잠이 많이 모자라죠. 또, 수면이 부족하니까 체력이 달리는 게 확 느껴지는 것 같아요.

 

- 자취 생활을 하고 있다고 들었어요. 힘들거나 불편한 점은 없나요? (디시이용자 '퓨어걸', '부산우유'님)

아이유 : 자취는 아니고요. 매니저 언니와 같이 생활하고 있어요. 제가 중2 때부터 숙소 생활을 했는데요. 보통 그 나이엔 부모님에 대한 반항심도 생기고, 집 밖에서 노는 걸 좋아하잖아요. 그런데 저는 마침 그때 부모님과 따로 떨어져 살게 됐으니, 처음에는 진짜 좋았어요. 하지만, 요즘은 시끌벅적했던 집이 다시 그립더라고요. 스케줄 끝나고 숙소 현관문을 열기 전에 이런 상상을 해요. '밥 짓는 냄새가 나고, 시끌벅적한 가족들이 옆에서 귀찮게 해줬으면 좋겠다' 하고요. 하지만, 막상 문을 열면 불이 다 꺼져있고, 불을 켜도 숙소가 너무 차갑게 느껴져서, 가족들이 정말 보고싶더라고요.

 

- 혹시 외로움을 극복하고자 하는 어떤 행동이 있나요?

아이유 : 그냥 죽을 때까지 극복 못할것 같아요. 하하하. 제가 좀 외로움을 많이 타는 성격인데 또 이상하게 시끄럽고 사람 많은건 싫어해서요. 한편으로는 외로운 걸 즐기는 편이랄까요? 그래도 가끔 정말 슬프게 외로울 때는 다른 생각이 안 들게 소설책 읽기에 몰두하거나 아니면, 노래를 불러요. 노래 부르는 게 정말 좋은 게, 그 노래에만 집중하니까 정말 다른 생각을 못 하거든요. 노래가 끝나면 좀 더 밝은 생각을 할 수 있고요. 갑자기 음악이 듣고 싶어 질 때도 있는데, 그러면서 외롭다는 생각을 조금씩 잊는 거죠.

 

- 한 달 용돈은 얼마나 받나요? 주로 사용하는 용도는요? (디시이용자 '부산우유'님)

아이유 : 한 달에 20만 원 정도 받는 것 같아요. 많이 받는 편인가요? 제가 욕심이 많아서요. 분명히 남을 걸 알면서도 뭔가 불안해서 가끔 집에 들르면 엄마를 그렇게 못살게 굴어서 항상 2만 원이라도 더 받아내요. 그리고 용돈이 좀 남으면 흥청망청 다 써버려요. 보통 교통카드 충전을 해놓고 남은 건 옷을 사거나 지인들에게 선물하죠. 제가 선물하는 걸 병적으로 좋아해서요. 엄마가 많이 걱정하실 정도로 선물하는 데 돈을 많이 써요. 선물 사는 것도 일종의 외로움을 극복하는 방법(?)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 5월 16일이 생일이었더군요. '아이유'로서 맞는 첫 번째 생일이었는데, 기분이 남달랐을 것 같아요. (디시이용자 '퓨어걸'님)

아이유 : 네, 제가 태어나서 그렇게 많은 축하와 선물을 받아본 건 처음이라서요. 되게 어리둥절했어요. 선물도 생일 일주일 전부터 계속 보내주시고, 편지도 정말 마음을 담아서 쓴 편지가 뭔지 느낄 정도로, 감동을 주시는 거예요. 열성 팬분들의 이름도 기억해요. 저는 팬카페에 글을 남길 때도 한분 한분 아이디를 콕 집어 말하는데요. 연예인과 팬의 관계가 아니라 그분들도 저를 동생처럼 생각하시고, 저도 언니, 오빠들로 생각해서 되게 편하거든요. 회사 분들도 많이 축하해주셨어요. 제가 회사 분들을 많이 의지하는 편인데요. 저 매니저 오빠만 빼고, 연습생 언니, 오빠들과 회사분들이 진심으로 축하해 주시는 거예요. 그렇게 고가의 선물을 받아보기도 처음이어서 되게 행복했어요. 당시 저희 엄마가 일 때문에 중국에 가셨는데, 생일 못 챙겨줬다고 떡을 보내주셨거든요. 그때 마침 '음악중심' 녹화가 있어서 다른 가수 분들께도 나눠 드렸어요. 인순이 선배님도 축하한다고 해주시고, '2PM', '2AM' 오빠들도 크게 노래 불러줬어요. 그날 일기장에 '2PM이 나한테 생일 축하 노래를 불러줬다'고 썼죠. 정말 행복한 생일이었어요.

 

- 그중 가장 기억에 남는 선물은 뭔가요? (디시이용자 '퓨어걸', '심뷰'님)

아이유 : 제가 초콜릿 때문에 매니저 오빠랑 싸운 적이 있는데, 그 모습이 회사에서 찍은 메이킹 필름에 담긴 거예요. 제가 초콜릿 같은 걸 되게 좋아하는데요. 그날 엄마가 중국 갔다가 사온 초콜릿 한 박스가 있었어요. 제가 드라이리허설(텔레비전 방송에서 의상, 메이크업, 카메라 장치 따위를 갖추지 않은 채 하는 연습)을 하고 있는 동안 매니저 오빠가 그걸 홀랑 먹은 거죠. 전 그런 거 되게 싫어하거든요. 허락받고 먹는 거라면 얼마든지 줄 수 있단 말이에요. 메이킹 필름엔 매니저 오빠가 '너는 그게 아깝냐?'라고 하고, 저는 '그래 아깝다, 내가 얼마나 초콜릿을 좋아하는데'라고 말한 게 담겼더라고요. 그걸 본 팬들이 제가 초콜릿을 진짜 광적으로 좋아하는 줄 알고…. 사실 광적으로 좋아하긴 해요. 그래서 그 뒤로 선물마다 초콜릿이 담겨 있었던 게 인상적이었어요. 지금도 차 안에 초콜릿이 한 박스가 있어요. 오면서도 밥 대신 계속 그것만 먹다가 왔는데, 앞으로 한 달은 끄떡 없을 것 같아요. 초콜릿 때문에 더 달콤한 생일이었어요.

 

 

 

- 얼마전 디시인사이드 '아이유' 갤러리가 신설됐는데, 아까 사진 촬영할 때 보니까, 갤러리를 알고 계시더라고요. (디시이용자 '니엄마부우', '차차aa', '아이유부초밥', '개뼉따구소리', '유아[능욕]'님)

아이유 : 네, 그런데 제가 마지막으로 방문했을 때는 '아이유' 갤러리가 생기기 전이라, 아까 들어가 본 게 사실 처음이에요.

 

- 잠깐이지만, 방문 소감이 어떤가요?

아이유 : 제목만 대충 봤는데, 다들 저를 '지은아'라고 불러주시네요. 제 팬들의 특징이 저를 '아이유'라고 안 부르고 '지은아'라고 불러요.

 

- 더 친근감 있게 본명을 부르는 군요.

아이유 : 네, 진짜 저를 동생처럼 생각하는 것 같아요. 그래서 저도 팬분들을 언니, 오빠라고 불러요. 예를 들면, '중원의별 오빠' 이렇게요. 팬들끼리도 서로 허물없이 지내는 거 보면 '역시 내 팬들은 달라'라고 생각하게 돼요. 하하하.

 

- 본명 말고 불리고 싶은 애칭이 있나요? (디시이용자 'Chobo@'님)

아이유 : 딱히 그런 건 없는데요. 요즘에 몇 분이 '이유야, 이유야' 라고 불러주세요. 그게 너무 귀여운 거예요. 괜찮더라고요. 오늘 '라라라'에서도 란 언니가 '이유는 어때?'라고 물어봐주시는데, 기분이 정말 좋았어요.

 

- 갤러리에 인증글 좀 올려 주세요. 정말 많은 분이 요청하셨어요. (디시이용자 '케로로파이터', '시베리안소희', '설표[雪豹]', '그냥김소은', '비싼아이유', 'MACHEDA'님)

아이유 : 네, 물론이에요. 초대만 해주세요.

 

- 아이유 씨의 이상형을 궁금해하시는 분들도 많았어요. 이성을 볼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뭔가요? (디시이용자 'Chobo@', 'ㅗㅑㅗㅑㅗㅑ', '지은만봐', '아이유부초밥'님)

아이유 :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따로 없어요. 물론, 제가 그걸 캐치 못 하는 걸 수도 있고요. 하지만, 제가 좋아하는 연예인들을 보면, 다 재미있으세요. 강지환 오빠를 되게 좋아하고요. 김태우, 윤계상 선배님도 되게 좋아해요. 딱 보면, 다들 자기 캐릭터가 확실하잖아요. 강지환 오빠는 누가 봐도 정말 멋있는 남자 배우인데, 영화에서 많이 망가지잖아요. 이번에 '7급 공무원'에서도 그렇고, 제가 '경성스캔들'이라는 드라마를 보고 지환 오빠에 완전히 빠졌는데, 거기서 정말 한없이 망가져 나와요. 그런 모습이 정말 귀엽고, 솔직해서 너무 사랑스러운 거죠. 김태우 선배님도 재미있으시고요.

 

- 유머 감각을 최우선으로 생각한다는 말씀이죠?

아이유 : 억지로 웃기는 것 말고요. 그리고 내면에서 묻어나오는 솔직함. 세 분 모두 인상이 선하잖아요. 그리고 푸근한 걸 좋아하는 것 같아요.

 

 

 

 

 

- 인터넷 반응을 꼼꼼히 살피시는 것 같은데, 혹시 악플도 읽어봤나요? (디시이용자 '베스트아이유', '꽃지은찬양'님)

아이유 : 아직 그렇게 심한 악플은 없었어요. 다만, 제 외모를 가지고 약간 비꼬는 듯한 그런 댓글은 있었죠.

 

- 누구와 비교하는 댓글이었나요?

아이유 : 비교라기보다 그냥 '참 얼굴 별로다' 이런 류의 댓글이 많았어요. 하지만, 재미있더라고요. 다행히 노래에 대한 건 아니라 안심하기도 했고요. 그런 댓글을 보면 상처받기보다, 자극을 받죠. 살을 빼야겠다는 생각도 하고, 나도 좀 꾸며야겠다는 생각도 하고요. 제가 정말 꾸미는 걸 귀찮아하거든요. 샵에서 안 꾸며주면, 진짜 안 꾸며요. 드라이리허설하러 갈 때도 학교 끝나고 바로 가다 보니까 교복 입고 가고 그래요.

 

- 요즘엔 그런 모습도 다 인터넷에 공개되더라고요.

아이유 : 맞아요. 그래서 요즘엔 신경 좀 써야겠다는 생각을 해요. 제가 얼마나 평범해 보였으면 PD님과 작가 분들이 절 팬으로 오해하고 쫓아내려 하셨다니까요. 하하하. 나중에 저한테 그런 말씀을 하시면서, '제발 교복 좀 입고 오지 마라'고 하시더라고요. 하지만, 그런 댓글을 보면 정말 다른 연예인들처럼 꾸며야겠다는 생각이 절로 들죠. 요즘 'Boo' 활동을 하면서 표정에도 신경 쓰고 있어요. '미아'를 할 땐 전혀 신경을 못 썼거든요.

 

- 손동작 같은 걸 보면서, 신경 쓰고 있다고 느꼈는데, 아닌가요?

아이유 : 손동작 때문에 되게 많이 혼났어요. 안 예쁜 손동작과 표정이라고. 저는 진짜 나오는 대로 막 하는 편이에요. 신인이라 그런 거 생각하면 노래를 잘 못 부르겠더라고요. 차라리 노래를 틀리느니 조금 안 예뻐 보이는 게 낫겠다 싶어서 나오는 대로 했는데, 지금 모니터링 해보면 정말 흉하더라고요. 고음으로 갈수록 표정이 일그러지고, 얼굴색도 빨개지고요. 하지만, 요즘엔 댄스곡이고 조금 예뻐 보여야 하는 노래라서, 신경 쓰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평소 거울을 보면서 연습을 해요.

 

- 그래서 본인의 역량을 충분히 보여주지 못해 아쉬운 점은 없나요? (디시이용자 'ㅇㅇ'님)

아이유 : 오히려, 노래 쪽을 가볍게 생각하니까. 노래가 더 가볍고 가뿐하게 나오는 것 같아요. 하지만, 제 역량이 많이 부족하다는 걸 느껴요. 하하하. 제가 무대에서 노래는 많이 해봤지만, 춤추고 콩콩 뛰어다닌 적은 없었거든요. 요즘은 그래도 좀 많이 익숙해진 편인데. 제가 16살에 데뷔를 했잖아요. 만약 제가 한 80살까지 가수생활을 한다고 하면, 그때까지 계속 발라드나 조용한 노래만 할 수는 없는 거니까. 뭐든 잘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아직 댄스곡은 정말 어색하지만, 계속하다 보면 자신감이 생길 거라 믿어요.

 

- 원래 춤에는 소질이 없는 편인가요?

아이유 : 전혀 없어요. 제가 지금 무대에서 하는 것도 춤이라 하기에는 조금 뻘쭘하고, 귀여운 율동 정도라서. 춤은 백댄서팀인 '크레이지' 언니들이 추시죠. 저는 그냥 율동 하면서 표정 짓는 정도에요. 사실 춤 때문에 힘든 건 없어요. 물론, 얌전히 노래만 부르다 갑자기 움직이려니까 많이 떨려서, 첫 무대에서는 실수도 많이 했는데, 하다 보니 무대 위에서 돌아다니는 것도 나름대로 재미있더라고요. 게다가 요즘엔 행사 같은 데 가면, 댄스곡이 훨씬 반응 좋아서 재미있는 것 같아요.

 

 

 

- 개인적으로 라이벌로 생각하는 가수가 있나요? (디시이용자 '루리웹최수영'님)

아이유 : 그냥 하는 얘기가 아니라, 정말 없어요.

 

- 왠지 없다고 할 것 같아서, 종종 비교되는 가수에 대해 조사해 왔죠. 아무래도 혼자 활동하고, 악기를 연주한다는 점에서….

아이유 : 누구 말씀하는지 알 것 같아요. 하하하.

 

- 윤하 씨와 비교되는 것 같더라고요.

아이유 : 그런데 정말 비교 대상이 아닌 것 같아요. 윤하 선배님은 이미 대중적으로나 음악적으로 굉장히 인정을 받았고, 무대 위에서의 퍼포먼스도 감히 따라갈 수가 없죠. 제가 처음 데뷔할 때 매니저 언니, 오빠들이 '누구 제일 보고 싶어?'라고 물어보면, 윤하 선배님과 김건모 선배님을 말했어요. 데뷔 전 공연을 봤는데, 정말 멋지더라고요. 질투심이 생기는 무대가 아니라, 그냥 '와~ 멋있다'하고 끝나는 무대 있잖아요. 넋을 놓고 보다가 '난 언제쯤 저렇게 할 수 있을까?'라고 느껴지는 그런 무대요. 윤하 선배님은 록 사운드의 노래를 주로 부르지만, 발라드도 되게 잘하잖아요. 목소리도 예쁘고 깔끔해서, 어떤 장르에도 잘 어울리는 것 같아요. 그래서 저는 아직 비교 대상이 아닌 것 같아요. 악기 연주 실력도 차이가 많이 나죠. 저는 제가 하고 싶은 만큼만, 할 수 있는 만큼만 하는 정도인데, 윤하 선배님은 피아노를 정말 잘 치시잖아요.

 

- 윤하 씨도 10대 때 데뷔했잖아요. 아이유 씨도 그렇게 성장해 가면 되죠.

아이유 : 제가 그 나이 때 정말 그렇게 돼 있었으면 좋겠어요.

 

- 아이유 씨는 개인적으로 어떤 장르의 음악을 해보고 싶어요? 팬들은 댄스도 발라드도 좋지만, 록 사운드의 음악이 잘 어울릴 거라 조언하더라고요. (디시이용자 '퓨어걸', '꽃지은찬양', 'General', '아이유부초밥', 'Chobo@', '적'님)

아이유 : 정말 해보고 싶어요. 요즘엔 기타와 보컬을 같이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저도 지금 기타를 배우고 있으니까, 실력이 되면 공연을 많이 해보고 싶어요. 저만의 공연을 갖기에 아직 부족하니까, 다른 분들 공연하실 때 게스트로 가서 노래했으면 좋겠어요.

 

- 방송 활동을 하다가 소극장 공연에만 주력하시는 분들도 있죠.

아이유 : 네, 그런 분들 정말 멋있어요. 특히, 요즘 홍대 뮤지션들 '장기하와 얼굴들', '요조' 이런 분들이 주목받고 있잖아요. 부러워서 그런 분들 음악도 되게 많이 듣고 있어요. 음악이 즐거우면서도 재미있지만, 그게 끝이 아니라, 뭔가 여운이 남고. 자신의 음악 스타일도 확실하잖아요. 저도 한 20대 후반 정도가 되면, 방송 쪽보다는 공연을 위주로 활동하고 싶어요. 지금은 많이 부족하지만, 그때쯤 되면 어느 정도 실력이 쌓여 있을 것 같아요.

 

- 아이유 씨가 꿈꾸는 10년 뒤 모습인 거죠? 앞으로의 활동 계획에 대해 들려주세요. (디시이용자 'EssayK', '퓨어걸', '로'님)

아이유 : 아직 후속곡이 뭐로 정해질지 모르겠는데요. 아마 'Boo'보다는 약한 비트가 되지 않을까요? 사실 댄스곡은 'boo' 한 곡밖에 없어요. 발라드가 될 수도 있고, 약간 신나는, 리듬 탈 수 있는 편한 노래가 후속곡으로 정해지지 않을까 생각하고요. 한동안 'Boo'로 활동하면서, 물 흐르듯이 유하게, 있는 그대로, 쭉쭉 나아갈 것 같아요. 지켜봐 주세요.

 

 

 

아이유는 영락없는 10대 소녀다

 갓 중학생티를 벗은 앙증맞은 외모에 아직은 어린 소녀다운 말투.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이야기 할 때면 두 눈을 초롱초롱 빛내어 더욱 열성적으로 설명하는 것 등이 그렇게 느끼게 한다. 그러나 어떠한 질문에도 막힘 없이 자신의 생각을 솔직하게 표현하면서도 수위의 완급을 조절하고 때론, 생각의 깊이를 드러내 보이기까지 하는 것이 제법 '프로' 답다.

 자신의 음악에 대한 고민도 꽤 진지하다. 이쯤에서 슬슬 그의 나이에 대해 색안경부터 끼고 본 사람 중 한 명이었다는 사실을 인정해야겠다. 인터뷰를 준비하면서, 기획사에 의해 만들어진 어린 가수가 얼마나 깊은 생각을 하고 있을지, 혹은 그러한 생각을 표현할 수 있을지, 부정적이었던 게 사실이다. 신인 가수에게서 이끌어 낼 수 있는 대화의 소재에 한계가 있을 거로 생각했다. 하지만, 그러한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고, 지나온 삶까지 되돌아 보는 계기가 됐다. 그 시절에 난 무엇을, 어떤 생각을 하고 있었나, 하고.

 그렇지만, 아이유는 아직 17세다. 스스로 '행운아'라고 칭했듯, 이 숫자는 무한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아직은 여린 날개가 쉽게 지칠 수도 있지만, 단단해진 날개가 더 큰 비상을 꿈꾸게 할 수도 있다. 나이에 대한 대중의 선입관은 아이유만의 음악을 찾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극복될 또 다른 관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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