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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같은 아이유>
V.G. 인기가 많은 게 위험한 거예요?
아이유 인기가 너무 많으면 나한테 안 좋을 것 같아서요. (V.G. 거만해질까봐요?) 거만해지는 것도 싫고, 너무 괴로울 것 같아요. 알아봐주는 분들이 많아서 신기하고 기쁘지만, 그만큼 별것 아닌 일에도 오해가 생기고, 작은 행동도 조심하게 돼요. 자연스러운 모습으로 편하게 일하고 싶은데 자꾸 ‘척’하게 되고요. 인터뷰를 하는 것도 참 재미있는데, 나도 모르게 말에 살을 붙이거든요. 의미 없는 일에도 의미를 부여하면서 말이죠. 예를 들어, 노래를 왜 부르냐고 물어보면 “할 줄 아는 게 노래밖에 없어서요”라는 답보다 “좋아서”라고 말하게 돼요. 성공하든 못하든 내가 다른 가면을 쓰는 게 싫어요.
V.G. 그래도 ‘잔소리’가 1위했을 때는 기쁘지 않았나요?
아이유 ‘잔소리’로 고생한 적이 없어서 기뻐해도 되는 건가 싶었어요. 만약에 ‘마시멜로우’로 1위를 했다면 펑펑 울진 않더라도 뿌듯했을 거예요. 그래도 활동을 했으니까요. 물론 데뷔하고 처음으로 받은 상이라서 너무 기뻤지만 같이 부른 2AM의 슬옹 오빠 덕분인 것 같고, 작곡가가 받아야 하는 상이라고 생각했어요. 한편으론 ‘마시멜로우’로 1위를 못한 게 다행이에요. 나한테 더 잘 맞는 곡으로, 내가 신경 많이 쓴 곡으로 1위 하고 싶어요.
V.G. 아이유한테 잘 맞는 곡은 뭔데요?
아이유 노래에 따라 목소리가 굵게도 나오고, 간지럽게도 나와서 콕 집어서 어떤 스타일의 곡이라고 말하진 못하겠어요. 기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건 자연스러운 목소리이고 그런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곡이에요. 그나마 팝송을 부를 때 마음에 드는 목소리가 나오는데, 팝송처럼 가요를 부를 수 없어서 아쉬워요.
V.G. 선배 가수들의 노래를 편곡해서 다시 부르기도 했잖아요.
아이유 그래서 어린 나이에 노래를 잘 부른다는 소리도 많이 들었어요. 근데 나이를 배제하고 봤을 때, 가수라면 누구나 부를 수 있는 정도라고 생각해요.(V.G. 나이를 배제하고 싶어요?) 나이가 어리다는 것을 특혜처럼 누리면서 평가 받고 싶진 않아요. 언젠가 나도 성인이 될 테니까요.
V.G. 노래를 잘 하니까 듀엣곡을 부를 수 있는 기회도 많았던 게 아닐까요?
아이유 솔로 여가수가 많지 않아서일 수도 있어요. 보컬 색이 다양한 것도 듀엣곡을 부르기 좋은 조건이고요. 승호와 부른 ‘사랑을 믿어요’, 시경 오빠와 부른 ‘그대네요’를 들으면 귀를 의심할 정도로 다른 목소리예요. 아, 듀엣곡을 너무 많이 불러서 이제 안 하고 싶어요.
V.G. 아이유는 어떤 목소리가 더 마음에 들어요?
아이유 어떤 목소리든 자연스러우면 돼요. 대중들은 내 밝고 예쁜 목소리를 더 좋아하는 것 같아요. 대중 가수니까 대중들이 원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게 우선이죠. 이번 추석 때 손담비의 ‘퀸’을 춤추며 불렀는데 반응이 좋더라고요. 팬들이 원하는 것도 많고, 나도 하고 싶은 게 많지만 어쨌든 무대에서 보여지는 건 하나라서 새 앨범 작업하면서도 고민이 많아요.
V.G. 새 앨범에선 춤추며 노래 부를 수도 있다는 거예요?
아이유 이번 앨범에서는 무조건 노래하려고 했는데 요즘엔 댄스 음악을 하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이전 앨범 타이틀이 ‘마시멜로우’였는데 갑자기 무거운 목소리를 내면 어색해하는 분들도 계실 것 같고요. 춤을 출지는 모르겠어요. ‘퀸’ 부르려고 얼마나 열심히 연습했는데요.
V.G. ‘아이유 스타일’은 뭘까요? 대부분의 솔로 가수는 자기 색이 확실한 편이잖아요.
아이유 그 부분이 좀 아쉬워요. 발라드부터 댄스까지 보여줘서 영역은 넓어졌는데 나만의 스타일이 구축되진 않았어요. 새로 나올 앨범에선 나만의 스타일을 찾아서 보여주고 싶어요. 하고 싶은 음악도 있고요.
V.G. 그게 어떤 장르의 음악이에요?
아이유 한 번쯤은 어쿠스틱 음악을 해보고 싶어요. 노래하는 거 좋아하긴 했지만 한 장르에 꽂힌 적은 없었어요. 그러다 어쿠스틱 음악에 빠져서 정신을 못 차렸었거든요. 근데 그게 이번 앨범은 아니에요. 철저하게 준비해서 완벽한 앨범을 낼 거예요. 절대 조급하게 생각할 문제가 아니라서 여유 부리고 있어요. 못하는 걸 욕심 낼 필요는 없잖아요.
V.G. 못하는 건 안 하겠다는 뜻인가요?
아이유 내가 잘 하는 게 있는데, 잘 하는 것만으로도 ‘짱 먹을 자신’이 있는데 굳이 못하는 것까지 잘 하려고 발버둥칠 필요가 있나요? 게다가 나를 잘 모르는 사람들은 지금 내가 어쿠스틱 기타를 들고 나와 노래를 부르면 ‘어린애가 뭘 할 줄 알겠어?’라고 생각할 거예요. 그럴 수밖에요. 지금까지 부른 노래가 보컬이 뛰어나서 소화할 수 있는 곡은 아니었으니까요. 아직 난 음악적인 고집을 피울 만큼 실력이 좋지도, 연륜이 쌓이지도 않았다고 생각해요.
V.G. 달관한 듯한 태도네요.
아이유 생각이 정말 많다니까요(웃음). 중요한 건 내가 하고 싶은 음악을 하겠다는 마음이지만, 어울리는 것도 불러보고, 좀 안 어울려도 맞춰서 불러보면서 실력을 쌓고 싶어요. 내가 하고 싶은 음악이 내게 잘 맞을 때까지, 그만큼 내가 클 때까지 기다릴 수 있을 것 같아요.
V.G. 지금 자신의 노래 실력에 점수를 매긴다면요?
아이유 60점? 정말 짜증나는 건 못하는 것보다 아쉬운 건데요. 조금만 더 준비해서 몇 초만 정신을 바짝 차렸으면 마음에 들게 했을 텐데 그러지 못 할 때가 많아요. 준비성 부족을 이유로 후한 점수를 줄 수가 없네요.
V.G. 좋아하는 노래였다면 더 열심히 준비했겠죠.
아이유 아니에요. 말로는 절대 무대에 안 올라가겠다고 하면서도 창피할까봐, 인정받고 싶으니까 막상 시작하면 굉장히 열심히 해요. 무대에 선 순간만큼은 정신 똑바로 차리고 보여줄 건 다 보여주고 내려와야 하잖아요. 내가 부르고 싶은 노래라면 더 짜릿하겠지만요.
V.G. 아이유의 콘서트라면 부르고 싶은 노래를 마음껏 부를 수 있지 않을까요?
아이유 그것도 쉽지 않아요. 방송을 하면서 보니 나를 아이돌로 분류하더라고요. 아이돌 콘서트에 게스트로 가보면 관객은 노래를 듣는다기보다는 가수의 얼굴을 보러 온다는 게 느껴져요. 내가 무대에 처음 올라갈 때 환호해주고, 그들이 아는 노래를 부를 때 환호해주고, 그러다 내가 부르고 싶은 노래를 불렀을 때 관객들이 하품하고 딴청을 피우면 어떻게 해요? 관객들이 나쁘다는 게 아니라 그들이 나로 인해 모르는 노래에도 매료되어 공연을 즐기고, 마음에 동요가 일어나게 할 만큼 노래를 잘 부를 자신이 없어요, 아직은.
V.G. 앞으로 어떤 가수가 되고 싶어요? 어떤 엔터테이너가 되고 싶으냐고 물어야 할까요?
아이유 엔터테이너보다는 가수가 나랑 더 잘 어울려요. 음, 어떻게 보면 나는 날 소비하는 일을 하는 거잖아요. 그러니까 기왕이면 날 현명하게 소비하고 싶어요. 당당하고 똑똑하게 하고 싶은 음악을 하는 가수가 되고 싶어요. 연예인으로 산다는 게 족쇄가 되면 안 되니까요. 내가 행복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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